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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 1. 만년필 이야기 하나 : 만년필을 처음 쓰다


만년필은 깃대펜을 자꾸만 잉크 병에 넣어야만 쓰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1884년에 워터맨이 발명했다. 한자로는 "萬年筆"이니 "만 년"을 쓸 수 있는 필기 도구라는 뜻이고 영어로는 "Fountain Pen"이니 샘처럼 계속 솟는다는 뜻이다. 만년필 이후로 샤프펜슬도 나왔고 볼펜도 나왔지만 글 쓸때 그 감촉과 이른바 "손맛" 때문에 21세기인 지금도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쓴다.

1980년대 어느 해 나는 만년필을 처음 썼다. 아마도 중학교 2학년 정도였을 것이다. 아버지가 만년필을 선물해 주셨는데, 어린 나이에 무엇을 알겠는가. 사실 몇 달 쓰다가 떨어뜨려서 펜촉이 구부러져 얼마 쓰지를 못했다. 그런데, 지금 와서 안 건데 우리 집안에 아버지 형제 대의 유일한 고졸 출신자인 고모가 만년필을 썼다는 것이다. 하긴, 그때 당시로 울 할아버지 밑으로 최고 학벌 소유자였던 고모였고 또 당시에는 연필 아니면 만년필이었으니 자주 사서 써야 하는 연필보다는 만년필이 쓰기가 훨씬 편했을 것이다. 그러니 아버지가 내게 만년필을 선물해 주신 것도 그때 당시에 큰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.

한번 떨어져 구부러진 펜은 다시 쓸 수 없다. 그때 상처입는 만년필은 결국 책장에 얹혀 있다가 언젠가 청소하는 날 쓰레기가 되었다. 그 후로도 누군가가 한번 더 선물을 해 주었다. 하지만, 잉크 관리가 생각보다 힘들었던 관계로 결국 대학 갈때까지 만년필의 참맛을 알고 쓰지는 못하고 곁다리로 잠시 썼었다.

10대 때는 만년필을 처음 썼다는 뜻 이외에는 없다. 잉크를 채울때 잘못하면 손에 다 묻는다. 씻어도 단박에 지지 않는다. 비누로 뽀득뽀득 씻어야만 잉크를 지우는데 그나마도 손톱 아래에는 때가 낀 것처럼 남아 있다. 그리고 나는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때도 글씨가 아직 정착을 못했기 때문에 만년필로 글을 써도 괴발새발 골목길 담벼락에 어린애 오줌 갈긴 듯 했다. 그러니 가뜩이나 안 좋은데 만년필보다는 샤프펜슬이나 연필로 충분히 의사표시를 할 수 있었다.

그런데, 그다지 편해 보이지도 않았던 만년필이 왜 오래도록 내 곁에 있는 걸까.
Posted by 이대표 이대표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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